장세주, 브라질 제철소 성과 업고 동국제강 경영복귀 서두를까

이지혜 기자 wisdom@businesspost.co.kr 2018-08-20 15:16:24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1270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장세주</a>, 브라질 제철소 성과 업고 동국제강 경영복귀 서두를까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과 브라질 세아라주 정부 시드 고메즈 당시 주지사와 2011년 만찬을 함께 하고 협력을 다짐하며 악수하고 있다.
“농부는 한겨울에도 씨감자를 먹지 않는다. 불황이고 위기라도 앞으로 먹고 살 것을 마련하기 위해 투자를 안 할 수 없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은 브라질 CSP제철소를 동국제강의 씨감자로 여겼다. 복역중 동국제강이 실적 악화로 ‘혹독한 겨울을 나는’ 상황을 걱정하면서도 동국제강의 미래를 책임질 브라질 CSP제철소사업만큼은 포기하지 않았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이 올해 브라질 CSP제철소에서 연간 흑자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브라질 CSP제철소가 연초에는 적자를 냈지만 2분기 들어 그런 적자를 메우고도 남을 만큼 이익을 내고 있다”며 “현재 슬래브(철강 반제품) 시황이 좋다는 점에서 큰 변화가 없는 한 올해 연간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브라질 CSP제철소는 동국제강이 2008년 4월 세계 최대 철강석회사인 브라질의 발레, 포스코와 손잡고 고로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브라질에 법인을 세우고 만든 제철소다.

발레가 브라질 CSP제철소 지분 50%, 동국제강이 30%, 포스코가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다. 이 제철소는 2012년 7월 착공에 들어가 2016년 6월 연간 300만 톤급 규모로 건설됐다. 

동국제강은 당초 브라질 CSP제철소에서 2019년 말 영업흑자를 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생산체계 안정과 업황 호조에 힘입어 이런 흑자 전환 시점을 1년 이상 앞당겼다. 

장 회장에게 브라질 CSP제철소의 조기 흑자 달성은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회삿돈을 횡령하고 해외에서 도박을 한 혐의로 감옥에 있다가 나와 경영 복귀 시점을 재고 있는 상황에서 그가 도맡아 진행한 숙원사업이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장 회장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의 횡령·배임과 도박 등의 혐의로 옥살이를 하다가 올해 11월 만기 출소를 앞두고 4월30일 가석방됐다. 장 회장은 회삿돈을 80억 원 빼돌린 혐의로 징역 3년6개월의 실형을 받았다.

장 회장의 경영 복귀를 놓고 외부의 시선이 여전히 곱지 않은 가운데 밑바닥부터 일군 브라질 CSP제철소사업의 성과는 장 회장의 경영능력을 입증할 수 있는 길이자 경영 복귀를 위한 명분이 되어줄 수 있다. 

동국제강은 그동안 자체적으로 고로를 보유하지 못해 일본 등에서 슬래브를 수입했다. 이들이 고급 슬래브를 잘 내주지 않아 그동안 동국제강은 품질 좋은 슬래브 확보에 애를 먹었다.

이 때문에 고 장경호 창업주와 고 장상태 명예회장 시절부터 고로를 만들어 쇳물에서부터 철강 완제품까지 만들어내는 일관 제철소를 갖추는 것은 동국제강의 오랜 꿈이었다. 

장 회장은 선대 회장들의 꿈을 이어받아 브라질 CSP제철소의 밑그림부터 완성까지 모두 책임졌다. 

장 회장은 브라질의 룰라 다 실바 전 대통령과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등을 직접 만나 제철소 지원 약속을 받아냈다. 

2007년 룰라 전 대통령을 만나서는 “나의 꿈에 동참한다면 꿈이 현실로 이뤄질 것”이라며 브라질 CSP제철소사업을 위해 협력해줄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1270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장세주</a>, 브라질 제철소 성과 업고 동국제강 경영복귀 서두를까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공을 들인 브라질 CSP제철소지만 장회장은 이 제철소의 화입식을 보지 못했다. 화입식은 고로에 첫 불을 지피는 것을 말하는데 가동 시작을 알리는 첫단계라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가 크다.

이 기간에 감옥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감옥에서도 브라질 CSP제철소를 챙겼다. 옥중에서도 브라질 CSP제철소 책임자와 면회한 자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동 후에 문제가 없도록 하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장 회장의 동생인 장세욱 부회장도 “장 회장이 브라질 CSP제철소의 화입을 비롯해 본인이 이룬 업적을 직접 지켜보지 못하는 것에 굉장히 섭섭해 한다”며 “면회를 갈 때마다 형으로부터 많은 당부와 잔소리를 듣고 있으며 특히 브라질 CSP제철소의 안정화를 놓고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고 말했다. 

브라질 CSP제철소가 연간 흑자 달성 시점을 앞당기면서 장 회장의 경영 복귀에 가속도가 붙을 수도 있다. 

장 회장은 옥중에서도 동국제강의 비등기이사로 남아 있으며 회장 자리를 그대로 유지했다.

장세욱 부회장 역시 2017년 한 행사에서 기자와 만나 “장 회장이 내년에 돌아오면 원래 맡았던 일을 다시 할 예정이며 각자의 역할을 유지하기로 했다”며 형의 자리를 남겨뒀다. 

장 회장은 현재 회의를 주재하는 등 공식적 경영활동은 하지 않고 있지만 거의 매일 회사에 출근하면서 현안을 챙기고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아직 장 회장의 경영 복귀 시점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

인기기사

7월 공개 ‘갤럭시Z폴드·플립6’ 화면주름 개선, 노태문 애플 폴더블폰에 '맞불' 나병현 기자
CATL 완성차업체와 무더기 라이선스 협업 추진, K배터리 설 공간 좁아지나 이근호 기자
'애플카' 프로젝트 여전히 진행 가능성, 대만언론 "리비안과 애플 협업 논의" 김용원 기자
SK하이닉스 HBM 메모리 "삼성전자 마이크론에 우위" 해외언론 평가, AI 수혜 집중 김용원 기자
애플 18개월 만에 새 아이패드 공개, 삼성 LG 올레드 실적개선 '트리거' 되나 김바램 기자
[미디어토마토] 윤석열 지지율 26.7%로 하락, 남은 3년 ‘더 못할 것’ 49.4% 김대철 기자
롯데칠성음료 '새로 효과' 다 했나, 박윤기 수익성 개선 새 카드 절실 김예원 기자
오픈AI 챗GPT에 실시간 검색엔진 기능 일부 도입한다, 구글과 '맞경쟁' 예고 김용원 기자
TSMC 3나노 2세대 공정 애플 AI 아이패드로 데뷔, 삼성전자는 경쟁 부담 안아 김용원 기자
[여론조사꽃] 윤석열 지지율 24.2%, 중도층 부정평가 82.8% 김대철 기자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